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Essay/새벽에 든 생각

트라우마

by  Nello  2020. 2. 4.

 

결코 잊힐 것 같지 않던 기억들은 어느새 희미해져 떠올릴 수 없는데

몇몇의 감정들만이 선연히 남아, 이따금씩 잠 못 이룰 때가 있다.

 

입술을 질끈 깨물고 홀연히 사위어가기를 몇 차례 반복했을 즈음.

그저 초연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지만 그것이 오래된 답습인 것을 깨닫는 순간,

습관처럼 무릎을 끌어안고 고개를 파묻는다.

 

가슴팍이 커다란 돌덩이에 깔린 것도 같고, 심장이 단단히 옥죄이는 것도 같을 땐

털고 일어나 냉수부터 한 잔 들이켜고 백지를 찾아 끄적인다.

감정의 배설 끝에 지쳐버리고 나서야 눈을 감고 꿈을 꿀 수 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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